삶에도 변곡점이 있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삶의 양상이 달라진다. 사람에겐 적어도 3번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감사하게도 참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이러한 기회와 인연들로 삶의 방향성이 여러 갈래로 튀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중심을 못잡기 일쑤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가정에서의 역할(아버지/남편/아들), 개발자, 교육자, 사업가 등이다.
1. 가정
아이가 생기고 2022년에 4개월(3주년 휴가 + 출산휴가 + 육아휴직 3개월), 2023년에 6개월(육아휴직 6개월) 등 총 11개월 가량 육아에 집중했다. 휴직을 하면서 육아 외에도 여러 목표는 있었으나, 이룬건 그다지 없다. 가령, 이유식을 직접 하면서 요리 실력을 좀 키워보고 싶었으나.. 현실은 구매한 이유식을 데워서 먹히는 것도 버거웠다. 아버지, 남편, 아들로서 멋진 어떤 모습을 갖춰보고자 했으나, 한 사람 몫을 겨우 해내는 데 급급했다. 그래도 새해엔 목표 세우는 맛이 있지.
올 해엔 그동안 육아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정리하고, 아이 교육에 대해 공부하면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우선은 생후 1년까지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을 월령별로 정리해두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1개의 영상을 만들어왔는데, 올 해도 영상 하나는 만들어보려고 한다. 만드는 기점은 아무래도, 아이 두돌 전후일듯 싶다. 영상 만들기 위해서는 평소에 영상을 잘 정리해둬야 하는데, 꼭 작업하려고 마음 먹고 대대적으로 백업하고 진행하는게 참.. 고쳐지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올해엔 요가와 웨이트트레이닝 루틴을 다시 만들어보려 한다. 결혼 후 15kg 이상 체중이 증가해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는데, 올해 이 부분을 좀 개선해야겠다. 육아를 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상당히 힘든데, 우선은 아침 5시 정도에 기상해 요가를 하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하면 저녁에 부모님이 아이 봐주시는 동안 웨이트트레이닝도 해볼 계획. 정량적인 목표를 세워두고 싶지만, 일단은 루틴 만드는 거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제 인프런 강의와 NEXTSTEP 강의 등으로 사업 소득이 생기고 있는데, 올해부터 기부 해보는 것도 나름의 챌린지이다.
마지막으로는.. 올 해는 꾸준히 요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일단은 주말에 아이 간식 하나 만들기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그나저나 이번 주말에는 뭘 만들어볼까나..
아, 정말 마지막으로.. 지난 해 말 차를 구매했는데, 사고 이후 운전을 한동안 안하다보니 감이 많이 떨어졌다. 집 근처부터 조금씩 운전해보고 있는데, 올 해 국내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볼 계획이다. 그럼 정말 끗.
2. 개발
최근 2년간은 셀프서비스와 배민장부란 서비스를 개발 및 운영해왔다. 셀프서비스는 가게, 메뉴, 리뷰, 정산 등 배달의민족 대부분의 플랫폼 앞단의 BFF 패턴이 적용된 서비스로, 여러 팀과 협업하고 배민 도메인을 경험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배민장부는 사장님들의 매출 관리, 상권 분석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여신, 홈택스 등 여러 사이트로부터 데이터를 수집, 가공, 적재한 후 분류 및 분석까지 진행하는 등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경험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우리가게클릭과 일반셀러이다.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업하고, 플랫폼간 통합 및 협력하는 과정에서 체크할 부분들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령, 우리가게클릭은 딜리버리히어로 본사와 협업하는 프로젝트로 의사소통 비용이 상당히 컸는데, 그 과정에서 영한님이 아키텍쳐를 소개하고 각 조직간의 역할의 경계를 분리하고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반셀러는 커머스 조직과도 협업을 하면서 1~20여개의 팀과 협업을 해야 했는데, 가게시스템 구조 개선 등이 병행되면서 영향범위에 놓인 API도 200여개가 되어 일정 파악과 업무분장하는데 꽤 정신없었던거 같다.
올해는 주문접수채널팀에서 업무를 한다. 원래 중계시스템이 제공하던 기능을 가져오면서 아키텍처상 여러가지로 고려할 부분도 있어보인다. 올해도 재미지게 일해보자. 추가적으로, 어드민 개발도 하게 될 거 같다. 어드민이 Vue.js로 개발된걸로 아는데 이 참에 Vue.js 학습하여 NEXTSTEP에 산재해 있는 개발 이슈도 한 두가지 정도라도 해결해보는게 나름의 챌린지다.
3. 교육
지난 2년간 인프라공방은 3 ~ 10기 및 인프런 강의 제작, 우아한테크캠프 Pro 4 ~ 5기, 카카오신입사원교육, 챌린지코스, 커리어 NEXTSTEP 등 다양한 교육을 여전히 시도하고 있고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우테코도 특강과 이력서 피드백 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4기엔 레벨 2 특강, 5기엔 유저 스토리)
인프라공방을 10기까지 진행했어서, 인프런 강의 제작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업량이 많았다. 단순히 강의했던 내용을 영상으로 찍는게 아니라, 각자 미션을 수행할 수 있게 재구성을 하다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고, 아직도 피드백 받은 내용들을 바탕으로 수정 작업 진행중이다. 추가적으로, 개인 블로그를 통해 미션 외에도 실습해볼 수 있는 여러 작은 미션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금 생각하는 건 AWS 상에서의 보안 구성, 백업, 예산 최적화 등이다. 참고로 인프런에 게시한 인프라공방에선 웹 서버와 MySQL 등의 성능 개선까지만 다루었는데, 아키텍쳐상 개선할 부분들에 대해서 추후에 NEXTSTEP에서 미션으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올해 말 즈음 설계하고 베타 테스트해보고, 내년에 개설할 계획이다.
올해는 상당부분 멘토링 과정을 실험하는데 시간을 쏟을 예정이다. 프로젝트공방, 챌린지코스, 커리어 NEXTSTEP을 거치며 여러 메시지를 전달해보았는데, 점점 지향하는 모습의 윤곽이 보이는 듯 하다. 다른 멤버들도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으로 아는데, 각자의 경험을 응집해 올 하반기에 의미있는 과정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4. 사업
포비한테 “1인 기업을 한다는 것”이란 책을 소개받은 후, 내가 사업을 한다면 아마 1인 사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던 적이 있다. 현재 좋은 기회로 동료들과 NEXTSTEP 을 법인화하고 같이 사업을 운영해가고 있지만 스타트업의 역동성을 경험하긴 힘들다. 다들 이 사업이 N번째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천히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논의와 시도를 해가며 착실히 수익을 쌓아가고 있다. 비즈니스와 관련한 지표를 확인해보기도 하고, 법인화 과정이나 세금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아무래도 구직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B2C도 줄고, 교육자로 시도하려는 경우도 주춤하는 것 같다. 그래도 B2B 사업이 꾸준히 이루어지며 영업이익이 줄지는 않고 있는데, 그래서 올해 또 고민점이 많긴하다.
올해 개인적으로는 프론트엔드, 모바일 등 클라이언트 단의 개발 역량을 높여 보며 NEXTSTEP 사이트 개선을 좀 해볼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내 서비스를 만들어보고자 한다.